함께 뛰놀며 자라는 시간
- 사진과 함께 보는 대구 지역아동센터 연합 체육대회

찬바람이 조금씩 코끝을 간질이던 지난 11월 초, 대구 영진전문대학 백호체육관에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가득했습니다. 체인지더퓨처(Change The Future)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대구 지역 6개 지역아동센터의 아이들이 체육대회에 참여하기 위해 모였기 때문입니다. 이날 체육대회는 아이들이 신체활동을 통해 친구들과 함께 어울리며 몸과 마음의 키를 키울 수 있도록 마련한 자리였습니다.

먼저 도착한 아이들은 서로 뛰고 뒤쫓고 잡으며 이미 체육대회를 시작하고 있었습니다. 오전 11시 무렵 대구입석지역아동센터와 신암아이꿈, 꿈쟁이, 멘토, 동대구, 신서지역아동센터까지 총 6개 지역아동센터의 아이들 140여 명이 모두 도착했습니다. 체육대회의 시작을 알리는 간단한 개회식이 시작되고 세이브더칠드런 최상한 대구지부장이 강단에 섰습니다.

“무엇보다 오늘은 신나게 뛰어 노는 게 여러분의 일입니다. 다들 아시죠, 한숨 대신?”
“함성으로!”

    사진/ 세이브더칠드런 대구지부 체육대회에서 아이들이 몸풀기 활동으로 장애물 달리기를 하고 있습니다. 

개회식에서 목청을 푼 아이들은 선생님들이 준비해 온 가벼운 율동을 따라하며 몸에도 온기를 불어넣었습니다. 이어진 첫 번째 놀이는 장애물 달리기. 체육대회에 온 모든 아이들이 쪼그려 그물을 통과하고 매트 위를 날 듯 구르며 결승선을 통과했습니다.

           사진/ 대구지부 체육대회에 참여한 풍선 기둥 달리기 시합을 하고 있습니다. 아이들은 직접 완성한 풍선          
기둥을 이용한 놀이에 뜨거운 참여 열기를 보였습니다.                                                                

청팀과 백팀으로 나뉜 아이들은 여러 개의 줄 중 더 많은 줄을 가져와야 하는 전략 줄다리기에 이어 풍선을 이용한 다양한 놀이에도 참여했습니다. 첫 번째 과제는 풍선을 크게 많이 불어서 높은 기둥을 만들기. 풍선이 터질까 두려워하는 아이에게 친구들은 “괜찮아, 더 불 수 있어”라고 북돋아주었습니다. 큰 비닐에 각자 불은 풍선을 집어넣어 기둥을 완성한 두 팀은 기둥 빨리 옮기기, 풍선 기둥 달리기 놀이도 즐겼습니다. 친구들과 함께 만든 풍선 기둥을 이용한 놀이에는 그 어느 때보다 응원의 목소리가 컸습니다.

          사진/ 점심 시간, 번외 경기로 ‘옆으로 하는 림보’가 열렸습니다. 체격이 작고 몸이 유연한 1,2학년 아이들의     
선전이 돋보였습니다.                                                                                                             

뛰어 놀다 보니 어느새 배가 고파오는 점심시간이 되었습니다. 식당 규모가 크지 않아 청팀이 먼저 식사하기로 했습니다. 그 동안 체육관 한 편에서 번외 경기가 열렸습니다. ‘옆으로 하는 림보’는 땅을 짚지 않고 쪼그려 움직여 바를 통과하는 놀이입니다. 힘 세고 빠른 언니 오빠, 형 누나를 부러워했던 1, 2학년 아이들이 작은 체격과 유연한 몸으로 선전할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점점 낮아지는 림보 바를 건너온 아이들은 참았던 숨을 뱉어내며 ‘해냈다’는 웃음을 지어 보였습니다.

          사진/ 대구지부 체육대회에서 볼풀 경기에 참여한 아이들. 최소한의 규칙만 마련된 볼풀 경기에서 아이들은     
마음껏 함성을 지르고 볼풀을 던지며 에너지를 발산했습니다.                                                        

점심 뒤 이어진 이날 체육대회의 절정은 볼풀 경기였습니다. 청팀과 백팀 사이에 가로막이 세워졌습니다. 규칙은 가로막 위로 공을 넘겨 상대 쪽에 더 많은 공을 남기는 것뿐이었습니다. 호루라기 소리와 함께 달려 나온 아이들은 볼풀공을 집어 상대편으로 던졌습니다. 여기저기서 함성이 터져 나왔습니다. 최소한의 틀에서 아이들은 마음껏 아이다운 모습을 보였습니다. 신나서 계속 경기를 이어가고 싶어하는 아이들 때문에 볼풀 경기는 4회전이 되어서야 마무리되었습니다. 경기를 마친 아이들은 주변의 공을 옷자락에 주워담아 공을 정리했습니다. 아쉬운 마음이 너무 커서 계속 공을 던지던 아이도 친구들이 열심히 공을 모으는 모습에 이내 함께 공을 주워 모았습니다.

         사진/ 6명이 한 팀을 이뤄 반환점까지 다녀오는 지네 놀이에 참여한 아이들은 발뿐 아니라 몸과 마음도          
친구와 함께 맞추어 움직이는 법을 익혔습니다.                                                                           

이어진 지네 놀이는 6명이 한 팀을 이루어 한 발씩 고정한 뒤 반환점을 돌고 오는 경주였습니다. 처음 아이들은 빨리 가고 싶은 마음이 앞서 걷는 것조차 힘들어했습니다. 하지만 경기가 이어질 수록 아이들은 점차 수월하게 호흡을 맞춰갔습니다. 발만 같이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서로의 손을 잡거나 어깨에 손을 올려 온 몸을 함께 움직였습니다. 반환점을 돌 때면 안쪽에 선 아이가 “제자리 걸음! 바깥이 다 돌 때까지 제자리!”라고 말하며 크게 움직여야 하는 바깥쪽 친구들을 배려하기도 했습니다.

이날 체육대회에 참여한 입석지역아동센터의 서유민(12세) 양은 “우리가 쉽고 재미있게 참여할 수 있는 경기가 많아 좋았다”면서 “이렇게 뛰어 놀 수 있는 시간이 일주일에 한 번, 아니 매일 있었으면 좋겠다”며 웃어 보였습니다.

-작성: 고우현(홍보팀)
 
관련 글:
▶더 튼튼해지고 학교생활이 즐거워졌어요(2012 가을호 소식지 14~15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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