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눈이 아주 크고, 천사의 미소를 가지고 있는 28개월짜리 여자 아이 효민이의 아빠랍니다.

효민이가 예쁜 짓을 하고, 말이 하나씩 늘어가는 것을 보면서 하루의 스트레스를 풀던 평범한 아빠였죠.
그런데 어느 날 가족들 앞에서 놀라운 얘기를 꺼냅니다.

“여보, 나 몇 년간 아프리카 말리로 가서 일하게 될 것 같아”

구호단체 직원으로 일해오면서 이라크, 이란, 스리랑카, 인도네시아, 필리핀, 북한 등 긴급구호다 뭐다 하면서 많이 싸돌아 다녔기 때문에 필드로 나갈 것을 어느 정도 아내도 예상하고 있었지만 아프리카라는 말에 상당히 당황한 표정이었습니다.

“말리가 도대체 어디에 있는 나라예요?” 

“응, 사하라 사막 바로 아래 아프리카 서부에 있는 나란데 우리나라랑은 좀 많이 멀어”

아내의 표정이 금새 어두워 보입니다. 잠시 후 효민이가 물어봅니다.

“아빠 아프리카에 왜가는 거야?”

“응, 아빠 아프리카에 효민이 까까 사러 가”

“와~ 신난다” 효민이는 대답합니다.

 <눈이 크고 천사의 미소를 가진, 제 딸 효민입니다>

공항까지 배웅 나온 효민이에게 아빠 까까 사가지고 오겠다는 인사말을 남기고, 가슴 아픈 이별을 한 후 말리의 시카쏘라는 곳에 온지도 어느덧 두 달이 되어갑니다. 우리 효민이와 비슷한 나이또래의 아이들의 사망률이 세계에서 가장 높은 곳 중의 하나인 이곳은 1,000명의 아이가 태어나면 191명이 5세 미만에 질병으로 목숨을 잃는 곳입니다. 그것도 폐렴, 설사, 말라리아 등 충분히 치료 혹은 예방할 수 있는 질병이 영아사망률의 주요원인이 되고 있습니다. 효민이를 생각하니 이곳의 상황이 더욱 안타깝기만 합니다. 아이를 잃는 부모의 심정이 어떨지 생각만 해도 가슴이 미어집니다. 

 제가 머물고 있는 시카쏘는 말리의 곡창지대 입니다. 시장에 나가면 감자, 고구마, 수수, 양파, 오이, 상추, 마늘, 호박, 양배추 등 한국에서 볼 수 있는 농작물들을 쉽게 접할 수 있고 망고, 파파야, 오렌지, 수박, 파인애플, 바나나 등 많은 과일이 나는 곳입니다. 그 비싼 망고를 한 개에 한국돈 100원 정도면 먹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소고기값이 1kg에 4000천원 정도 이고 훈제 양고기를 길거리에서 1000원이면 즐길 수 있습니다. 이곳에서는 손님이 오면 극진하게 대접을 합니다. 그래서 이 사람들이 잘 먹고 살고 있구나 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많은 아이들이 영양실조로 고통 받고 있습니다.

이곳에서는 재배된 농작물이며,과일, 집에서 키우는 가축들을 본인들이 먹지 않고 헐값에 전부 내다팔고 있습니다. 그리고 결국 그 돈을 약값으로 쓰게 되는 상황이 곧 벌어 집니다. 이렇게 오랜 세월 동안 형성된 잘못된 습관으로 아이들의 미래가 위협받고 있는 상황입니다. 시골 마을 어디를 가든 하루 종일 흙 속에서 뒹굴며 놀고 있는 아이들을 쉽게 만날 수 있습니다. 또한 모기장 살 돈이 없어서 아이들이 말라리아의 위험에 무방비 상태로 노출되어 있기도 합니다. 누구라도 아이들이 살고 있는 환경을 본다면 왜 영아사망률이 높은지 이해할 수 있을 것입니다.

앞으로 5년 동안 영유아 보건환경 개선을 위한 세이브더칠드런의 사업이 이곳 시카쏘 중에서도 요로소라는 지역에서 펼쳐질 것입니다. 이제 모자보건환경 향상을 위한 지역병원과 산과병원이 건축되고 라디오 방송 등을 통한 보건위생 캠페인과 보건인력들에 대한 재교육이 진행됩니다. 성공적인 사업을 통해 모든 말리의 어린이들이 건강하게 자라서 멋진 말리의 미래를 이끌어갈 주인공이 되길 기대해봅니다.

오늘 밤에도 효민이 생각에 잠은 오지 않습니다.

<요 녀석들이 건강하게 자라서, 말리의 미래가 되겠죠?>

세이브더칠드런 글로벌 프로젝트, 신생아살리기 모자뜨기 캠페인 시즌2, 
여러분이 떠 주신 모자가 전달 될 바로 그 곳, 말리에서 보내온 두 남자의 이야기

 *Kai와 효민아빠는 아프리카 말리의 세이브더칠드런 사업장에서 보건의료 서비스 향상 사업의 진행을 맡고 있습니다. 네칸 말리, 네칸 아프리카(My Mali, My Africa)란 제목으로 이어질 효민아빠와 Kai의 이야기!

많은 기대 부탁드려요 ^-^ 


<말리의 5세 미만 영유아를 위한 보건의료 서비스 향상 사업안내>

대상 : 사헬지대 남쪽지방에 위치한 시카쏘(Sikasso)지방 내 요로쏘(Yorosso)지역

기간 : 2008년 9월 ~ 2013년(총 5개 년) 

수혜대상 :
요로쏘 지역 내 45,215명의 5세미만 영유아, 요로쏘 지역 내 40,485명의 가임여성, 
요로쏘 지역 내 95개 마을 내 보건의료시설, 보건의료 관계자 및 종사자,
95개 마을의 196,588명의 지역사회주민에게 향상된 보건의료 서비스를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