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키스탄 대홍수 - 마무나(Mamoona)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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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키스탄 대홍수 - 마무나(Mamoona)의 이야기
사진/ 10개월 된 딸 사미아(Samia)를 안은 마무나(Mamoona)씨의 모습.
23세인 마무나(Mamoona)씨는 10개월이 된 딸인 사미아(Samia)와 남편과 함께 라잔푸르(Rajanpur)지역 소재인 무르가이(Murghai)에서 살고 있었습니다. 마무나씨는 방이 4개 있는 흙집에서 5명의 시집식구와 함께 살았습니다. 이는 파키스탄의 대가족 제도 때문입니다. 마무나씨의 남편 살림(Saleem)은 8에이커의 땅을 경작하는데 목화나 콩, 그리고 채소를 재배합니다. 이는 아그리(Agri) 은행에서 경작을 위한 융자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죠.
8년 전, 무르가이 주민들은 홍수가 주거지를 파괴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 인더스 강가에 제방을 건설했습니다. 제방을 건설 하는 데 500만 루피(1억 2,500만 원)가 지출되었으며, 이를 통해 1,500에이커 이상의 땅을 보호할 수 있었습니다. 지역 주민들은 매년 들리는 몬순(monsoon)홍수 경보에 익숙해져 있기 때문에, 금년에 일어난 재해에 대해서도 아무런 준비를 하지 않은 것입니다.
마무나씨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매년 그렇듯, 마을 주민들은 몇개의 그룹으로 나누어 돌아가면서 홍수의 발생여부를 살펴보고 서로 알려주었어요. 그러던 어느 날 오후, 강가 근처에 있던 사람들이 저희집 쪽으로 강물이 흘러들고 있는 것을 발견했죠. 얘기를 전해들은 저희 가족은 즉시 땔감용 장작을 지붕위로 올려 보냈고, 그 후 물이 저희집에 다다랐을때까지 몇벌의 옷과 식량을 올릴 수 있었죠.
전 바로 제 딸을 데리고 집 근처 높은 곳으로 달려 갔어요. 그곳에는 10가구가 살고 있었는데, 그들과 함께 이동하게 되었죠. 몇 분도 채 되지 않아 전 지역이 6피트 높이의 물로 뒤덮였어요. 아이들은 범람한 물을 보고 겁을 먹어 소리를 질렀고, 후에는 어머니들도 울음을 터뜨렸습니다. 다음 날 저희 집은 이미 무너져 있었고, 비축해 놓았던 밀과 침구류 등 모든 물품까지도 떠내려간 것을 보았죠. 저희는 높은 지역에서 6일동안을 머물러야 했습니다. 식량부족으로 아이들이 여러가지 질병에 걸렸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희가 아이들에게 해줄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아무리 구조를 기다려도 소식이 없었죠."
사진/ 마무나씨의 10개월 된 딸 사미아(Samia)의 모습.
"6일 째, 저희는 작은 보트에 몸을 실은 몇몇 사람들이 다가오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저희는 즉시 그들에게 도움을 요청 했죠. 보트에 탄 사람들은 제 사촌 2명을 보트에 타도록 허락했고 그들은 떠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4시간이 지난 후, 그들은 더 큰 보트를 가지고 돌아왔습니다. 그 보트는 40~45명을 태울 수 있을만큼 큰 배였기 때문에 전 너무나 기뻤어요. 저희는 보트에 간단한 짐을 실은 후 올라탔고, 후에 콧 미탄(Kot Mithan)이라는 작은 마을에 도착했습니다. 그리고 그곳에서 가족과 함께 약 한 달을 머물렀죠. 그러나 그곳엔 뜨거운 해와 비를 막아줄 수 있는 것이 하나도 없었습니다. 그래서 저희는 나무를 모아서 임시천막을 지었습니다. 콧 미탄에서는 식량을 배분하는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모든 사람들이 굶주린 상태였기 때문에 배급소는 매우 복잡했죠. 오랜 고생끝에 저희도 식량을 배분받을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모든 사람들에게 배분해줄 만큼 충분하지는 않았어요."
마무나씨는 또 이렇게 말했습니다."범람했던 물이 빠진 후, 저희는 집으로 돌아갔습니다. 하지만 집은 이미 사라져버렸죠. 흙벽돌로 지은 집이라서 홍수에 씻겨내려간 것입니다. 결국 남아있는 것은 2개의 철 기둥과 부서진 침대 3개가 전부였습니다. 그 모든 상황을 본 저는 그저 울 수밖에 없었지요.
이틀 후, 세이브더칠드런 조사팀이 이곳으로 왔습니다. 조사팀은 남편의 주민 등록증을 보여주기를 요청했지만 남편은 주민등록증을 홍수로 분실한 상태였죠. 조사팀은 제 주민등록증을 확인하고나서 식량을 배급해 줄것을 약속했어요. 그리고 남편은 다른 사람들과 함께 식량을 운반할 수레를 준비했습니다. 세이브더칠드런 배급소에서는 사람들이 식량교환권으로 차례대로 배급품을 받았습니다. 이 배급품은 밀가루 80kg, 식용유 5kg, 고열량 비스킷 2.5kg으로 구성되어 있었죠."
사진/ 세이브더칠드런 배급소를 찾은 마무나씨가 그녀의 딸 사미아와 함께 있는 모습.
"식량을 받고 매우 기뻤어요. 이전까지 홍수로 모든 식량을 잃어 아무것도 먹을 것이 없었기 때문이죠. 이런 점에서 세이브더칠드런에 고마움을 전하고 싶습니다."
이번 홍수가 미친 한 가지 긍정적인 영향이 있다면, 물이 빠진 후에 새로운 토양층이 생성됨으로써 경작하기에 기름진 토양이 되었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실제로 이로운 지의 여부는 시간을 갖고 기다려봐야 합니다.
마무나씨는 또 이렇게 말했습니다."지금은 봄(Rabi) 밀씨를 뿌리는 시기이고, 4월에는 추수를 해야 합니다. 그러나 지금 저희에게는 씨를 살 돈 조차도 없어요. 이전에는 목화가 유일한 수입원이었지만, 홍수 후에 심각한 재정난을 겪고 있습니다. 이는 먼저 은행융자를 갚고, 집을 재건하고 땅을 경작해야하기 때문이죠. 그러나 인건비나 씨앗, 그리고 건축 자재비가 인상되어 더 어려워진 상황입니다. 하지만 저희 뿐 아니라 파키스탄 모든 가족들이 고통을 겪는 것을 보면, 하루빨리 구호대책이 시행되어서 다시 정상적인 생활을 회복하고 싶어요."
_번역: 전 덕(번역 자원봉사자) / 교정: 차두리(커뮤니케이션부 인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