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나 페이퍼(Shana Peiffer) | 아동보호 전문가

저희는 에티오피아(Ethiopia) 보콜마요(Bokolmayo) 운영거점에서 약 24km 떨어진 멜카디다(Melkadida) 난민캠프로 향하기 위해 거친 자갈길을 나섰습니다. 차에서 휘날리는 먼지가 한 쪽으로만 날아가 앉으면서 마치 길이 두 갈래로 나뉜 것처럼 보였습니다. 한 쪽 길에는 두껍고 뿌연 먼지가 온 땅과 나무 덤불을 뒤덮고 있었고, 다른 한 쪽은 황토빛 돌밭과 초록빛 관목, 헐벗은 자줏빛 나뭇가지가 길을 꾸며주고 있었습니다. 언덕 정상에 오르자 산 아래 풍경이 넓게 펼쳐졌습니다. 지평선 바로 위에는 멜카디다 난민캠프가 희미하게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좀 더 멀리에는 코베(Kobe) 난민캠프도 작게나마 보였습니다. 이곳이 극심한 가뭄이라는 긴급구호 상황에 처해 있다는 사실을 몰랐더라면 저는 그저 어느 한 사막지대 마을이라고 생각했을 지도 모릅니다.

난민캠프에 도착하자 아동들이 텐트에서 나와 손을 흔들며 우리를 반겼습니다. 꽉 들어찬 난민캠프를 돌아다니다가 플라스틱 물병을 손에 들고 우물 앞에 줄을 선 아동 몇몇을 보았습니다. 아동들은 왜소한 몸에 비해 지나치게 무거운 5L 들이 물병을 지고 돌아갔습니다. 난민캠프 경계 너머로는 여성과 아주 어린 여아들이 등에 장작더미를 지고 힘겹게 캠프로 돌아오는 모습이 보였습니다. 이러한 그들의 일상에는 성폭력을 당할 수 있는 위험이 내재되어 있습니다.

이러한 모습을 보고 있으려니 난민캠프에서 아동이 겪는 위험한 환경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세이브더칠드런은 아동이 겪고 있는 상황을 자세히 파악하기 위해 멜카디다 난민캠프와 코베 난민캠프를 대상으로 아동보호 현황에 대한 조사를 신속히 시행하기로 하였습니다. 이를 통해 세이브더칠드런은 지역주민을 지원하고 캠프 운영을 개선할 방도를 찾아 아동이 안전한 곳에서 보호받으며 성장하도록 도울 것입니다.

유엔난민기구(UNHCR)의 초기 보고에 따르면 가족과 헤어졌거나 가족이 없는 난민아동이 수천 명에 달합니다. 소말리아 어머니들은 자신의 자녀가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 속에서도 이들과 같은 취약 아동이 소외되지 않도록 돌보고 있습니다. 세이브더칠드런은 위탁가정이 일시적으로 양육하고 있는 아동에게 의류, 위생물품 등을 지원합니다. 세이브더칠드런의 아동보호 봉사자들은(이들 역시 난민입니다) 지금까지 800명이 넘는 취약 아동을 꼼꼼히 파악하고 사실여부를 확인합니다. 아동보호 봉사자는 헌신적이고 적극적입니다. 아동학대 방지를 위해 취약 아동의 가정을 방문하고, 지역 주민의 의식을 개선하기 위해 캠페인을 진행하거나 주민들과 함께 차를 마시며 난민캠프 아동이 처한 위험한 환경에 대해 이야기를 나눕니다. 어느 한 봉사자의 경우 이 같은 교육과 토론 등이 자신의 자녀를 올바르게 양육하는 데도 도움이 되었다고 말했습니다. 난민캠프에 들어오는 난민과 도움이 필요한 가정이 늘어가는 현재 상황을 볼 때 아동보호 봉사자들은 앞으로도 많은 일을 맡게 될 것입니다. 그러나 그들의 헌신적인 노력은 제게 큰 자극이 될 정도로 고무적이며 아동의 환한 미소에서 저는 이 어려움을 극복할 힘을 발견합니다.


* 배경정보
60년 만에 최악의 가뭄을 맞이한 동아프리카에는 도움이 필요한 아동이 600만 명이 넘습니다.

긴급구호 현장에서 아동은 가장 취약한 존재입니다. 특히 부모와 떨어져 있는 아동은 난민캠프까지 이동하는 동안 분쟁에 휘말리거나 성폭력, 아동노동의 피해자가 될 위험이 높습니다. 또한 가족과 함께 머무는 아동에 비해 영양실조나 질병에 더욱 취약합니다.

세이브더칠드런은 동아프리카 가뭄 피해지역에서 취약아동을 보호하기 위해 가족추적및재결합(FTR:Family Tracing and Reunification)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으며 부모를 잃은 아동을 보호하는 위탁가정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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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프리카 가뭄으로 고통받고 있는 아동들을 위한
세이브더칠드런의 활동에 여러분의 많은 관심과 후원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