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현장기록병원 특별기획 아시아의 천사들

아홉 살 아기 코이, 소년이 되다

성기도 항문도 없이 태어난 아이

베트남 광남성의 한 시골 마을에서 태어난 아이, 코이. 장기가 배 밖으로 튀어나온 채 태어난 아이는 엄마 품에 안겨보지도 못하고 큰 병원으로 옮겨져야 했다. 병명은 대장, 방광, 항문이 분리되지 않은 채 바깥으로 벌어진 ‘배설강외번증’. 20만명 중에 한 명 밖에 없다는 희귀병이다. 먹고 살기도 힘든 부모는 아이를 포기하려 했지만 주변의 도움으로 여섯 차례의 수술을 받았다. 성기와 항문 대신 배에 뚫린 두 개의 구멍에 장루주머니를 달고 사는 아이는 이제 아홉 살이 되었다.

아홉 살 아기 코이, 소년이 되기 위한 한국행

여러 차례에 걸쳐 방광 확대 수술을 받았지만 여전히 소변이 바깥으로 새는 코이는 지금도 늘 기저귀를 차고 다녀야 한다. 코이가 가진 또 하나의 기형은 다리. 경제적인 문제 때문에 수술시기를 놓친 발은 완전히 모양이 틀어져 목발 없이는 제대로 서지도 걷지도 못하는 상태다. 병 때문인지 동생들보다도 키가 작은 코이는 아홉 살인 지금도 엄마 없이는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아기다. 엄마의 소원은 코이가 기저귀를 떼고 학교에 다니는 것. 한국 NGO(세이브더칠드런, 국민건강보험공단)와 한 어린이 병원(연대세브란스병원)의 도움으로 한국에서의 수술이 성사되고, 엄마와 코이는 7월 2일 한국행 비행기에 오른다.

한국에서 밝혀진 기형의 원인

입원하자마자 시작된 검사를 통해 밝혀진, 모든 병의 원인이 등에 나있는 혹, 신경이 뭉쳐있는 지방종 때문이라는 게 밝혀진다. 한국에서는 보기 드문 사례로 소아외과, 비뇨기과, 정형외과, 신경외과 4개과 전문의들의 긴급회의가 소집되고, 두 차례에 걸쳐 총 4번의 수술을 실시하기로 결정된다. 생각보다 복잡한 수술 소식에 걱정인 엄마는 때마침 임신 사실까지 알게 된다. 기다려왔던 임신이지만 행여 그것 때문에 코이를 제대로 돌보지 못하는 게 아닐까... 엄마의 심경은 복잡해진다.

베트남 의사, 코이 수술을 위해 한국에 오다

장기가 배 밖으로 튀어나온 채 태어난 코이를 맡아 총 6번의 수술을 담당했던 비뇨기과 전문의 퐁(Nguyen Huu Phung). 여러 차례에 걸친 수술 실패가 늘 마음에 걸렸던 퐁씨는 코이의 한국 수술 성사를 위해 적극적으로 도와왔다. 코이의 수술 일정이 정해지자 퐁씨는 직접 수술을 보고 싶다며 한국행을 자처하는데... 수술실 안에서는 예상치 못했던 일이 벌어진다. (글•사진 : KBS 현장기록병원 발취)